물기 @_anfrl

🌊 the Aegean Sea Joined June 201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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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4 years ago

안녕 나 여기 정말 오랜만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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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5 years ago

나는 때때로 네 발이 여전히 땅에 닿아있음을 확인한다. 너는 언제나 머지않아 떠나버릴 사람처럼 굴고 나는 내 손이 흩어지는 네 옷깃을 잡아챌 수 없음을 알고 있다.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라는 것뿐. 중력마저 너를 붙잡을 수 없는 순간이 오는 것이 두렵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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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5 years ago

파도의 음성으로 속삭인다. 푸른 손가락이 네 목을 조르고 소름이 비늘처럼 돋아날 때 너는 사랑인지 살아,인지 구분할 수 없는 소리를 듣는다. 감각한다. 세상에서 분리되어 침몰하는 느낌이 어때, 누구도 묻지 않았지만 너는 그런 질문을 떠올리며 물결로 일그러진 얼굴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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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5 years ago

손에 구멍이 생기는 상상을 한다. 살과 피와 뼈의 자리를 채우는 짙은 공허에 대한 생각을 한다. 내 손에서부터 시작되어 이 행성을 관통하는 기다란 터널은 지구 반대편 당신의 손으로 이어질까. 손의 구멍으로 바라보는 우주의 풍경에 대해 생각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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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5 years ago

네가 웃으면 꼭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아. 우린 그걸 절망이라 부르지. 멍청하게 웃어. 울지 못하는 건 세상의 열기로 눈물이 메마른 탓이라는 변명에 뒤따르는 건 거짓말과 비웃음뿐이라, 우리는 이걸 종말이라고 불렀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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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5 years ago

아무래도 본계에 글 쓰는 법 잊어버린 것 같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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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5 years ago

안녕안녕 친구들 다들 잘 지냈나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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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다시 로그아웃해요. 여유되면 또 종종 들어올 수도 있고요, 바이오에 에스크 있으니까 생각나면 들러주셔도 감사할 것 같아요. 그럼 안녕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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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어느 순간 잃어버린 것들은 영영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. 한 켠이 비어버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면서도 나는 심장 주윌 휘도는 찬 기운의 이유를 알아채지 못하고 우리는 기억하지도 책임지지도 차마 사랑하지도 못한 채 그저 그리움을 어떤 말로 포장할지에 대해서만 골몰하면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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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 years ago

간만이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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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딱 한 뼘만 더 자라고 싶었다. 어색하고 서투르게, 처음 폐를 통해 호흡하며 처음 두 다리로 걸어보는 사람처럼. 휘청여도 잡아주진 말아요. 미숙하기에 완전한 것도 있다니 다만 아껴주길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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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살아난 수를 묻는다면 답합니다. 작년 가을 꿈에 그리던 바다에 갔어요. 뺨을 어루만지는 밤공기는 서늘하고도 다정했지요. 나는 빛줄기 하나가 모래밭의 발자국을 빛내는 걸 가만히 바라보다, 그 아래에 숨을 묻어두고 왔답니다. 고작 한 줌의 삶이지만 바람을 타고 파도에 실려 멀리 떠날 수 있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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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묵살당한 의지 위로 휘둘리기만 하는 삶이 퍽 서글프지, 어쩌면 처량한 것도 같고… 그런 속에서 우리의 첫 결단은 생을 내어주고 선택을 취하는 것. 지켜봐 줘. 이 처음이 끝이 되지 않을 수 있을지, 우리의 선택은 과연 운명을 거스른 것인지 아니면 이조차 거대한 필연 아래에 점지된 것이었는지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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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요즘 정신없어서 잘 못 들어와요. 아마 한동안 계속 바쁠 것 같아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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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사랑한 순간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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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아주 오래된 고백을 하려고 해. 때를 놓치고 상대를 놓쳐 켜켜이 묻어둔 진심을 끄집어내려고 해. 내 역할은 그저 듣는 것뿐이라 가만히 웃기만 했었지. 그때 담아둔 말을 내어보려고 해. 뒤늦게 깨달아 이제야 갈무리된 마음이야. 있잖아 언니, 나 실은 서툰 인사 대신 좋아한단 고백을 하고 싶었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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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최선을 선택하지 않은 게 나름의 최선이었어. 그저 감내하기에 나는 그렇게 강하지 못해, 이제서야 불안을 직면하고 과거를 되새길 수 있게 되었는걸. 그때 나의 도망은 당장 닥쳐올 내일을 위한 것. 비웃기 좋은 선택에도 아무 일 없었으니 운이 좋지. 후회 같은 건 하지 않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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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기 @_anfrl

6 years ago

나는 이제 잘 가란 말을 하면서 울지 않아. 가만가만 시선을 맞추고 얼굴을 일그러뜨리지 않은 채 웃어 보일 수도 있어. 난 이제 다음을 믿고, 만일 다음이 오지 않는다면 네가 떠올릴 내 모습을 생각해. 다시 전처럼 얽히진 못하더라도 그때에 내가 웃어 보인다면 한 번만 안아줄래?